"예술이 범죄도시를 명품도시로…마이애미는 살아있는 캔버스였다"

입력 2024-02-25 19:57   수정 2024-02-26 01:34


북미와 남미의 통로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1990년대 마약과 총격이 빈번하던 범죄도시가 지금은 전 세계 부호의 초호화 별장지이자 글로벌 기업 본사가 몰려드는 명품과 예술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지난 20년간 마이애미의 얼굴을 바꾼 수많은 조력자의 중심은 크레이그 로빈스 다크라 회장(61·사진)이다.

마이애미 노스이스트 42번가는 1920년대 파인애플 농장 지대였고, 2000년대 초까지 쇠락의 길을 걸었다. 마이애미의 대표적 낙후 지역이던 이곳은 부동산 개발사 다크라가 2010년부터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개발하면서 명품 숍과 디자인 가구 쇼룸, 고급 레스토랑, 130여 개 미술관과 갤러리가 한데 모인 명품 지구가 됐다. 건축물과 간판에도 디자인 요소를 입혀 길을 걷는 누구나 예술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공예술의 명소가 된 것.

앞서 1999년 그가 추진한 앨리스 섬 재개발은 민간 주거 커뮤니티에 초대형 벽화를 내거는 등 디자인과 건축에 이르는 공공 예술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았다. 지금도 도시 재생의 롤모델로 꼽힌다.

살바도르 달리 등의 그림 7000여 점을 보유한 컬렉터이자 현대미술 작가들의 후원가로, 아트바젤 마이애미 기간에 ‘디자인 마이애미’라는 아트페어를 기획해 파리로 수출한 그를 인터뷰했다.

▷부동산 개발에 어떻게 예술 접목했나.

“198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대에서 잠시 유학했다. 그때 고야, 피카소 등의 매혹적인 작품을 접하며 예술에 빠져들었다.

경이로운 건축물들 자체로 도시 전체가 최고의 예술 작품이었다. 예술과 디자인, 문화적 경험이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고, 모든 기준이 바뀌었다. 부동산 개발의 접근법을 바꾸게 됐다.”

▷마이애미는 예술과 거리 멀었던 도시다.

“마이애미에서 태어났다. 여러 문화가 뒤섞인 마이애미는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했다. 마이애미는 전 세계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살아 숨 쉬는 캔버스와도 같다. 나 혼자가 아니라 자선사업가와 후원자들, 동료 수집가들이 끊임없이 교류하며 한 방향으로 향했기 때문에 지금의 마이애미가 예술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다.”

▷재개발 등의 이슈엔 항상 명암이 존재한다.

“도시 개발을 할 때 단순하게 상업적 측면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예술과 디자인,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수요와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강력한 예술과 디자인 프로그램, 이를 수용할 장소를 마련하는 게 먼저다.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동네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상업적인 성공의 수명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

▷예술, 예술가란 당신에게 무엇인가.

“예술은 정치, 문화, 경제 등 모든 경계를 초월하는 힘이다. 인간이 가진 고유의 상상력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사람들을 연결하고, 함께 견딜 수 있는 강력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도구이기도 하다. 예술가들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런 측면에서 전 세계의 떠오르는 예술가들과 협업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을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다음 세대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

“시대를 뛰어넘어 (예술의) 본질과 스타일, 그리고 혁신을 잘 결합해 오래 지속되는 커뮤니티를 만든 문화의 개척자로 남고 싶다.”

마이애미=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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